학교괴담

오셨습니까?

밤 10시 47분, 불 꺼진 2학년 3반 교실에서 나와 소미는 분신사바를 시작한다.

오셨습니까? 표지

이야기

난 불이 꺼진 2학년 3반 교실 앞에 서 있다. 문틈으로 희미한 촛불이 흔들렸다.

“왜 이렇게 늦었어?” 교실 안에서 소미가 손짓했다.

“진짜 할 거야?” “여기까지 왔으면서 뭘 그래.”

소미는 종이 위에 ‘O’와 ‘X’를 그렸다.

“궁금하잖아. 귀신이 정말 오는지.” 두 사람은 마주 앉아 볼펜을 함께 잡았다.

소미도 내심 겁났는 지 손이 차갑고 축축했다. “힘주면 안 돼.” “알아.”

두 사람은 동시에 주문을 외웠다.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셨습니까?”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피식 웃으려던 순간

볼펜이 움직여 종이 위의 ‘O’로 향했다.

“네가 움직였지?” “아니야.” “거짓말하지 마.” “진짜 아니라니까.”

소미가 볼펜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지금 이 교실에 몇 명이 있나요?”

볼펜이 여백으로 움직이더니, ‘1’ 을 반복해서 그리기 시작했다.

"..." "우리 둘이잖아.” 소미는 말없이 날 보며 웃었다.

난 고개를 숙인 채 물었다. “여기 사람이 아닌 존재가 있습니까?”

다시 볼펜이 움직여 종이 위의 ‘O’로 향했다.

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나 오늘 못 간다고 했잖아. 너 설마 혼자 학교 간 거야?'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소미였다.

맞은편에서도 소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한테 온 문자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맞은편에 앉은 소미는 웃고 있었다.

고개가 조금씩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

뚜둑. 뚜두둑.

“하린아.”

“누구한테 온 문자야?”

촛불이 꺼졌다.

난 비명을 지르며 손을 뿌리치고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내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시선을 소미의 눈동자를 향한채 눈을 감을 수 조차 없었다.

"읍....읍!"

소미는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분신사바, 분신사바. 제 영혼을 바칠테니,

제 몸에 깃들어 주실 수 있나요?"

볼펜이 천천이 'O' 로 향하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볼펜이 'O' 에 닿으면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굳어버린 몸을 어떻게든 움직여보려 애쓰던 그 때.

"여기서 혼자 뭐하는거야!"

강한 손전등 불빛과 함께 경비아저씨가 나타났다. 빛을 보자마자 굳었던 몸에 힘이 풀렸다.

무단침입으로 아저씨에게 실컷 혼이 난 뒤,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온몸의 긴장이 풀리자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이 느껴졌다.

너무 힘든 하루였다. 빨리 씻고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