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형님들, 들리십니까?" 새벽2시, 공포방송전문 BJ 태오는 산속 깊은 곳, 불에 타버린 낡은 여관 앞에 서있었다.
"와, 형님들 오늘 스팟 미쳤습니다. 10년전에 불난 여관인데요,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태오는 카메라를 자신의 얼굴 가까이에 들이댔다.
"오늘은 진짜 나올때까지 집에 안갑니다~" 그런데 이상했다. 방송을 켠 지 5분이 지났는데도 시청자는 단 한명뿐이었다.
채팅창에 닉네임 하나가 떴다.
태오는 닉네임을 보고 웃었다. "닉네임 살발하네요~~ 그래, 안나갈게요 걱정마시고 별풍이나 많이 쏴주십쇼, 형님"
끼-이익- 태오는 보란듯이 녹슨 문을 밀고 여관안에 한발짝 들어섰다.
건물안은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탄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벽은 새까맣게 그을렸고, 바닥에는 깨진 유리와 먼지가 잔뜩 쌓여있었다.
그때 채팅창이 올라왔다. [나가지마 : 왼쪽 방 문 열어봐]
태오는 왼쪽 닫힌 방문을 비추며 말했다. "오케이, 우리 한 명뿐인 형님이 시키니까 우선 가봅니다!" 태오는 방문 손잡이를 잡았다.
끼-이이익-- 방안에는 낡은 침대하나와 불에 그을린 여행가방 하나가 있었다.
벽에는 검은 손자국들이 찍혀있었고, 손자국은 전부 문쪽을 향해 있었다. 마치 누군가 밖으로 나가려고 벽을 긁은 것처럼.
태오는 손자국에 손전등을 비추며 말했다. "와 시*, 존* 소름인데?"
그때 채팅이 올라왔다. [나가지마 : 가방 열어봐]
태오는 억지로 웃었다. "ㅋㅋ;; 오늘 방송 시청자 한명이 다끌고가네" 그는 불에 탄 가방 앞에 쪼그려 앉았다.
지이익- 녹슨지퍼가 천천히 열렸다. "아ㅋㅋㅋ, 시* 뭐야 빈가방이잖아, 형님, 가방비어있습니다~~"
지이-이이잉- 그 순간 가방 안에서 휴대폰 진동소리가 울렸다.
태오의 웃음이 멈췄다. 분명 가방안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잠깐만.. 방금 들었죠...?"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진동소리는 계속 났다.
그때 채팅이 올라왔다. [나가지마 : 받아 ]
"아 시*, 뭘받으라는건데?" 그 순간 태오의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고, 태오는 깜짝 놀라 뒤로 넘어질 뻔 했다.
모르는 번호였다. 태오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기 넘어에서는 여자의 소리가 들렸다.
태오가 작게 물었다. "누구세요...?"
잠시 뒤, 여자가 작게 말했다.
태오는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쿵...! 열어두었던 방문이 어느새 닫혀있었다.
태오는 문으로 달려가 손잡이를 돌렸다. "아, 시* 왜 안열려!!!!"
그때 방 안쪽에서 소리가 났다. 툭..
태오가 고개를 돌렸다. 불에 탄 가방이 혼자 스르륵 움직이고 있었다.
태오는 뒷걸음질을 치며 " 시*!!! 사람 있으면 나와!! 장난치지마!!! 개**들아!!" 가방이 멈췄다. 방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때 띠링 하며 채팅이 올라왔다. [나가지마 : 뒤에] 태오는 채팅을 보고 바로 뒤돌아보지 못했고, 천천히 카메라 화면을 봤다.
화면 속 태오의 뒤. 닫힌 방문 앞에 검게 탄 맨발 하나가 서 있었다.
질..질...질.. 발이 한걸음 다가왔다. 질.. 질.. 또 한걸음 다가왔다.
태오는 숨도 못쉬고 있다가 비명을 삼키며 뒤 돌았다. 하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씨, 뭐야 놀랐네." 태오가 다시 카메라를 본 순간 ...
화면 가득 검게 탄 여자의 얼굴이 확 들이밀어졌다. "으아아아아악!!!!"
태오는 카메라를 떨어트렸고, 화면은 바닥을 향해 굴러갔다. 뒤집힌 화면속에서 태오가 문 쪽으로 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살... 살려주세요...제발..." 그때 침대 밑에서 새까맣게 탄 손 하나가 천천히 나왔고, 그 손은 태오의 발목을 붙잡았다. "놔!! 놓으라고!!!시*!!!!" 태오가 끌려가던 순간, 방송화면이 지직거렸다.
지지직- 지지-지직- 몇 초 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카메라만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그때 채팅방에 새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제 한 명 늘었네..] 시청자의 수는 2명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방송 제목도 바뀌어 있었다. @$ 폐가탐험전문BJ 태오 실종 10주년 추모방송 @$
잠시 뒤, 방송 채팅창에 새로운 채팅이 올라왔다. [태오 : 나가지마]